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일부 야당 인사들이 계엄령 가능성을 언급하며 정치적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현 정부가 안보 상황을 구실로 야당 국회의원들을 구금한 뒤 계엄령을 선포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지난달 21일 공식 석상에서 "근거 있는 확신"이라며 계엄 가능성을 주장했으나,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아 논란은 잠잠해지는 듯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가 지난 1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의 회담에서 "국회가 계엄 해제를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의원들을 계엄 선포와 동시에 체포·구금하겠다는 계획이 있다는 얘기도 있다"고 발언한 이후,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동조하면서 이슈가 다시 불거졌다. 민주당은 방첩 사령관과 777 사령관 등 정보·방첩 관련 사령관들이 ‘충암고’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계엄 준비 가능성을 뒷받침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대한민국 헌법 제77조에 따르면, 대통령은 계엄을 즉시 국회에 통고해야 하며, 국회가 재적 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요구하면 대통령은 이를 해제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 국회 의석 분포를 고려할 때 계엄이 시행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모든 장병이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엄이 시행될 경우, 위관급 청년 장교들과 병사들이 실시간으로 계엄군의 동향을 언론에 제보할 가능성이 높아, 계엄은 실질적으로 실행이 불가능하다. 계엄은 헌법적 제약 속에서 매우 치밀하고 정교한 전략이 필요한데, ‘세계 잼버리 대회’조차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 윤석열 정권의 능력을 감안하면 계엄의 가능성이 크게 낮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왜 가능성이 없는 계엄 설을 주장하는 것일까? 이는 다른 형태의 권력 집중이나 정치적 변화에 따른 계엄 가능성을 미리 열어두기 위한 시도일 수 있다. 특히, 2027년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190석 이상의 여권 국회 의석을 기반으로 행정부와 입법부를 장악할 수 있다. 이렇게 권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상황은 1987년 개헌 이후 처음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된다면 계엄만 아니라 개헌까지 시도해 절대 권력을 움켜쥘 가능성도 있다. 이화영, 정진상, 김만배 같은 측근들도 계엄의 혼란 속에서 사면할 가능성이 있다. 이재명의 과거 행적을 보면 이러한 가능성을 볼 수 있다.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된 이재명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며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 인천시(시장 송영길)는 인구 270만에 부채 10조 원, 서울시(시장 박원순)는 인구 1,000만에 부채 28조 원이었으며, 성남시는 인구 98만에 부채 6,765억 원으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었다. 그럼에도 모라토리엄을 선언해 일상적인 업무 추진도 엄청난 성과로 포장했고, 시 재정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우파 세력과 반대 성향의 공무원들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삼았다. 주목할 점은, 시 재정이 파탄이라고 모라토리엄을 선언했지만, 이재명 시장은 2011년 대장동 공영개발을 추진하면서 지방채 발행을 시의회에 안건으로 상정했다는 사실이다. 그의 상식에서는 대장동만은 모라토리엄에서 제외였다.
세계적으로 이재명과 비슷한 정치인으로 튀르키예(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을 들 수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도 매우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랐고, 지방 자치단체장(이스탄불, 경기도)을 통해 정치인이 됐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둘 다 언론 플레이에 능숙하다. 에르도안은 2016년 쿠데타 시도 이후 권력을 크게 강화하며 정치적 반대파를 대대적으로 탄압했고, 이에 따라 권위주의적인 리더십으로 비판받았다. 이재명은 국내 정치에서 검찰 수사와 정치적 반대에 맞서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고, 그의 지지자들 사이에서 개혁적인 인물로, 반대파에게는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는 인물로 인식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3년부터 현재까지 장기 집권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집권 초기에는 경제 성장과 사회적 안정화를 통해 국민의 지지를 받았으나, 권력이 집중되며 민주주의 퇴보와 인권 문제가 대두되었다. 특히 2016년, 에르도안 정부는 군부의 쿠데타 시도를 진압하며 권력을 더욱 강화했다. 그러나 쿠데타가 ‘자작극’이었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었고, 여하튼 에르도안 정부는 이 사건을 이용해 반대파를 대대적으로 숙청하며 권력을 공고히 했다.
터키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2016년 쿠데타가 벌어질 때 대통령이 자리를 뜨고 몇 분 뒤에 쿠데타 특공대 공격이 뒤따라 이루어졌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10분만 늦었으면 죽거나 잡혔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휴가지에서 이스탄불로 급히 이동하던 에르도안 대통령의 전용기를 쿠데타군의 F-16 전투기 두 대가 따라붙었으나 격추하지 않은 이유도 미스터리다. 쿠데타 세력이 거의 '자살 시도'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아마추어 같은 행적을 보였다는 점이 속속 드러났지만, 에르도안은 쿠데타 시도로 목숨을 위협받았다며 사형제 부활을 선언했고, 쿠데타 종료 사흘 만에 사회 각계에서 5만 명을 체포하거나 공직에서 몰아냈다.
터키 정부는 실패한 쿠데타의 배후로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적인 재미 이슬람학자를 지목했으나, 터키인 10명 중 3명꼴로 쿠데타가 에르도안 대통령의 ‘자작극’이라고 생각한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투데이 편집부 press@seoultoday.co.kr
출처 : 서울투데이(http://www.seoultoday.co.kr)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일부 야당 인사들이 계엄령 가능성을 언급하며 정치적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현 정부가 안보 상황을 구실로 야당 국회의원들을 구금한 뒤 계엄령을 선포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지난달 21일 공식 석상에서 "근거 있는 확신"이라며 계엄 가능성을 주장했으나,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아 논란은 잠잠해지는 듯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가 지난 1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의 회담에서 "국회가 계엄 해제를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의원들을 계엄 선포와 동시에 체포·구금하겠다는 계획이 있다는 얘기도 있다"고 발언한 이후,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동조하면서 이슈가 다시 불거졌다. 민주당은 방첩 사령관과 777 사령관 등 정보·방첩 관련 사령관들이 ‘충암고’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계엄 준비 가능성을 뒷받침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대한민국 헌법 제77조에 따르면, 대통령은 계엄을 즉시 국회에 통고해야 하며, 국회가 재적 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요구하면 대통령은 이를 해제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 국회 의석 분포를 고려할 때 계엄이 시행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모든 장병이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엄이 시행될 경우, 위관급 청년 장교들과 병사들이 실시간으로 계엄군의 동향을 언론에 제보할 가능성이 높아, 계엄은 실질적으로 실행이 불가능하다. 계엄은 헌법적 제약 속에서 매우 치밀하고 정교한 전략이 필요한데, ‘세계 잼버리 대회’조차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 윤석열 정권의 능력을 감안하면 계엄의 가능성이 크게 낮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왜 가능성이 없는 계엄 설을 주장하는 것일까? 이는 다른 형태의 권력 집중이나 정치적 변화에 따른 계엄 가능성을 미리 열어두기 위한 시도일 수 있다. 특히, 2027년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190석 이상의 여권 국회 의석을 기반으로 행정부와 입법부를 장악할 수 있다. 이렇게 권력이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상황은 1987년 개헌 이후 처음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된다면 계엄만 아니라 개헌까지 시도해 절대 권력을 움켜쥘 가능성도 있다. 이화영, 정진상, 김만배 같은 측근들도 계엄의 혼란 속에서 사면할 가능성이 있다. 이재명의 과거 행적을 보면 이러한 가능성을 볼 수 있다.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된 이재명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며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 인천시(시장 송영길)는 인구 270만에 부채 10조 원, 서울시(시장 박원순)는 인구 1,000만에 부채 28조 원이었으며, 성남시는 인구 98만에 부채 6,765억 원으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었다. 그럼에도 모라토리엄을 선언해 일상적인 업무 추진도 엄청난 성과로 포장했고, 시 재정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우파 세력과 반대 성향의 공무원들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삼았다. 주목할 점은, 시 재정이 파탄이라고 모라토리엄을 선언했지만, 이재명 시장은 2011년 대장동 공영개발을 추진하면서 지방채 발행을 시의회에 안건으로 상정했다는 사실이다. 그의 상식에서는 대장동만은 모라토리엄에서 제외였다.
세계적으로 이재명과 비슷한 정치인으로 튀르키예(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을 들 수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도 매우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랐고, 지방 자치단체장(이스탄불, 경기도)을 통해 정치인이 됐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둘 다 언론 플레이에 능숙하다. 에르도안은 2016년 쿠데타 시도 이후 권력을 크게 강화하며 정치적 반대파를 대대적으로 탄압했고, 이에 따라 권위주의적인 리더십으로 비판받았다. 이재명은 국내 정치에서 검찰 수사와 정치적 반대에 맞서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고, 그의 지지자들 사이에서 개혁적인 인물로, 반대파에게는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는 인물로 인식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3년부터 현재까지 장기 집권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집권 초기에는 경제 성장과 사회적 안정화를 통해 국민의 지지를 받았으나, 권력이 집중되며 민주주의 퇴보와 인권 문제가 대두되었다. 특히 2016년, 에르도안 정부는 군부의 쿠데타 시도를 진압하며 권력을 더욱 강화했다. 그러나 쿠데타가 ‘자작극’이었는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었고, 여하튼 에르도안 정부는 이 사건을 이용해 반대파를 대대적으로 숙청하며 권력을 공고히 했다.
터키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2016년 쿠데타가 벌어질 때 대통령이 자리를 뜨고 몇 분 뒤에 쿠데타 특공대 공격이 뒤따라 이루어졌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10분만 늦었으면 죽거나 잡혔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휴가지에서 이스탄불로 급히 이동하던 에르도안 대통령의 전용기를 쿠데타군의 F-16 전투기 두 대가 따라붙었으나 격추하지 않은 이유도 미스터리다. 쿠데타 세력이 거의 '자살 시도'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아마추어 같은 행적을 보였다는 점이 속속 드러났지만, 에르도안은 쿠데타 시도로 목숨을 위협받았다며 사형제 부활을 선언했고, 쿠데타 종료 사흘 만에 사회 각계에서 5만 명을 체포하거나 공직에서 몰아냈다.
터키 정부는 실패한 쿠데타의 배후로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적인 재미 이슬람학자를 지목했으나, 터키인 10명 중 3명꼴로 쿠데타가 에르도안 대통령의 ‘자작극’이라고 생각한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투데이 편집부 press@seo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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