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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교수 우파 집권 로드맵] ② 4·10총선 징비록(懲毖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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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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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교수 우파 집권 로드맵] ② 4·10총선 징비록(懲毖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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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29 09:54

[강교수 우파 집권 로드맵] ② 4·10총선 징비록(懲毖錄)

- 수원을 관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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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호 배재대학교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

[4·10총선 징비록(懲毖錄) - 수원을 관찰한다 ]

국민의힘은 많은 선거 전문가들이 예상한대로 이번 4·10총선에서 참패했다. 2023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의 패배도 굳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결과를 예측 가능했다. 그 이후 총선까지 반년동안 용산도 여당도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패배의 원인은 단순하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지금도 개혁을 애써 피하려 하고 있다. 이런 상태로 2년 후 지방선거, 3년 후 대선에 국민의힘은 몰락해서 TK 지역정당으로 근근이 명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성인병, 복합질환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역구는 ‘수원병’ 선거구다. 

수원병 즉 팔달구는 경남여객 사장 출신 남평우(14, 15대), 남경필(15, 16, 17, 18, 19대)부자가 합쳐서 7선을 거둔 지역구다. 남경필 전 의원은 이 지역구를 기반으로 40대 후반에 5선 고지에 올라 경기도지사(34대)까지 발돋움 할 수 있었다. 팔달구 지역 주민 중 고령층과 수원 토박이 비율이 높고, 수원중앙침례교회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완 원로 목사) 등 보수적인 대형교회들이 밀집해있어 수원에서도 보수성향이 매우 강한 선거구로 꼽혀왔다. 지역 특색으로 보면 용인 수지와 비슷하다. 하지만 2016년 20대 총선 이후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이 계속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그 원인을 꼽으면 다음과 같다.  

첫째, ‘굽은 소나무, 선산 지킨다’ (尺短寸長) 라는 말을 들 수 있다. 당선자 김영진 의원은 이제 22대에는 3선 의원이 되었다. 수원 유신고, 중앙대학교 경영학과에서 중앙대 총학생회장으로 활동했고. 김근태 상임의장을 보좌했다. 조세형, 김진표, 이기우 의원 보좌관 출신이고 이재명 대표와 같은 중앙대 출신이다. 낙선한 방문규씨는 수원 수성고, 서울대 영문과 졸업, 하바드(Harvard)대 행정학 석사, 성균관대 박사, 28회 행정고시 합격 보건복지부 차관, 수출입은행장, 국무조정실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역임했다. 만일 당신이 기업 사장이라면 누구를 뽑겠는가? 답은 누가 봐도 뻔하다. 하지만 불행히도 국회의원은 시험이 아닌 선거로 뽑고, 그 선거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다. 서울, 경기, 인천 수도권에서는 ‘잘난 사람 뽑는 것이 아니고 봉사 잘할 사람이 당선’되는 경향은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됐다. 정치인은 배, 백성은 물이다 (君船民水) TK와 수도권은 물이 다르다. ‘정치는 곧 벼슬’로 생각하는 TK에나 맞던 방식을 수도권, 경기에 사용하면 그 물은 정당이란 배(船)를 뒤집어 버린다. 용산 대통령실과 TK중심 국민의힘 지도부만 모르는 사실이다. 방문규씨가 앞으로 당협위원장으로 2028년까지 지역에서 봉사하며 선거구를 충실히 지킬까? 잘 모르겠다. 평생엘리트 관료로 살아온 사람들은 견디지 못하고 대기업 사외이사, 고액 연봉 로펌으로 달려간다. 그러다가 그 화려한 스펙을 들고 선거 때만 잠깐 나타난다. 그 분들은 공부를 잘해서 그런지 아주 효율적이고 경제적으로 산다. 그러니 수도권의 주요 지역구에서 보수정당 당협위원장은 늘 실제로 공석이다. 국민의힘에는 지역을 위해 묵묵히 봉사한 사람보다 스펙을 무기삼아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사람이 오히려 공천에서 성공한다. 그래서 국민의힘의 미래는 밝지 않다. 국회의원은 벼슬이 아니고 봉사하는 자리다. 하다못해 NL주사파도 ‘품성론’에서 이를 강조한다.

둘째, ‘적은 줄이고 우군(友軍)은 늘리라’는 정말 상식적인 원칙에 대해 용산 대통령실은 청개구리 마냥 반대로 갔다. 2014년 수원병 선거구에서 보궐선거로 당선된 김용남 전의원은 10여 년간 수원 지역을 지켰다. 윤석열 대선캠프 공보특보까지 지낸 김용남 전의원은 현 정부에 대해 쓴 소리를 거듭하다 방문규 전 산자부장관이 자기지역에 전략 공천될 것을 알고 탈당해서 이준석 ‘개혁신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탈당 회견 당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국민도 속고 저도 속았다"며 직격을 날린 김 전 의원은 개혁신당 합류를 선언한 이후 윤대통령과 여권에 대한 비판을 여과 없이 높이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여권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개혁신당이 없었다면 민주당이 단독 200석 이상을 가져갔을 거”라며, “국민의힘은 개혁신당에 고마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선거에서는 ‘될 사람을 밀어주는 것이 아니고, 될 수 있는 사람을 곁에 두게’ 해야 한다. 2022년 대선기간 중에 윤석열 후보를 미디어 최전방에서 방어했던 김용남 전의원이 오히려 강력한 적이 됐다는 점은 용산 대통령실에 는 정치의 개념이 아예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 최고 권력자라도 지역민의 마음속까지 좌지우지 할 수 없다는 평범한 사실만 수원병 선거구는 보여 주고 있다.

셋째, 착한 선거전은 없다 국민의힘에는 귀하게 큰 인재들이 많기 때문에 선거 막바지 근접전에서 네거티브에 약하다. 착하게들 큰 인재라 남에게 싫은 소리 할 줄 모른다. 선거제도가 현대에 와서 많이 세련됐지만 결국 권력을 갖기 위한 처절한 몸싸움이다. 정글의 법칙에 의해 싸워 이긴 사람이 우두머리가 되는 법이다. 공직선거법은 허위사실 공표, 상호비방을 금지하고 있다. 보수정당 후보들은 이런 선거법을 너무 의식해서인지 과도하게 몸을 사리는 경향이 있다. 사실은 법 이전에 커온 과정이 너무 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권자의 알 권리를 위해 당연히 지적해야 할 문제도 애써 회피하고 침묵한다. ‘아름다운 패배’,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하지만 결국은 패배의 다른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