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호 배재대학교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
[4·10총선 징비록(懲毖錄): 지지자를 모욕 주는 정당은 존재 가치도 없다]
한국의 우파 정당 ‘국민의힘’의 전신은 미래통합당, 자유한국당, 새누리당, 한나라당, 신한국당, 3당 합당으로 출범했던 민자당(민주자유당), 전두환 군부독재의 민정당(민주정의당), 박정희 대통령의 민주공화당, 이승만 대통령 시기 자유당, 해방정국의 한민당으로 계보가 거슬러 올라간다. 더불어민주당의 계보는 대통합민주신당, 열린우리당, 새천년민주당, 새정치국민회의, 평화민주당, 통일민주당, 신한민주당, 신민당, 민주당으로 연결되며 당명을 보면 어찌됐건 ‘민주’라는 가치를 지키려 한 것 같다. 국민의힘의 정당 정체성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와 함께 반공, 친 서방 외교, 부국강병(富國强兵), 경제성장, 효율적인 국가관리다. 하지만 1987년 군부독재 종식 이후 그 정체성이 세월이 갈수록 퇴색되고 형해화(形骸化)되고 있다. 정당 구성원들이 정당 가치에 대해 고민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정당의 근간을 이루는 구성원은 과거 군부, 최근에는 관료(공무원, 경찰), 법조(검사, 판사)다. 평당원들은 관변단체, 이익집단의 구성원이 많으며 당원들이 자진해서 당 행사나 정치에 참여하는 적극적인 분위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주요 핵심 지지층 연령은 60·70대 이상이다. 한국 사회주역인 40·50대가 좌경화되었거나 적극적 민주당 지지자들이어서, 10~20년 후에 국민의힘 지지층 상당수는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현실적으로 국민의힘의 주인은 당원이 아니고 국회의원과 주요 당직자들이다. 정당의 DNA가 관료·법조다 보니 국회의원들의 국민에 대한 우월감, 엘리트 의식, 지지자들까지 민원인으로 간주하는 권위주의의 뿌리가 넓고 또 깊다. 신입당원을 위한 교육, 연수 또는 청년층을 위한 정치 훈련의 배려는 거의 없다. 정당 이념은 강령, 전략, 전술, 계획으로 종적으로 연계되어 각 당원의 행동, 가치관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 국민의힘 정당의 이념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고 하지만 이를 실천할 중장기 전략이나 실천계획은 없다. 그냥 선거 때 공염불에 불과하다. 정당의 혼(魂)인 이념이 약하니 횡적인 연대의식이나 동료애가 약하고 정치적 기회를 공유하는 희생정신은 찾아보기 어렵다. 실상 정당이라기보다 ‘정치 소매상 연합회’ 정도의 ‘가건물’을 근근이 유지하고 있다.
이런 국민의힘이란 정당이 지지자들을 어떻게 보는지 단편적으로 드러내는 사건들이 이번 총선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공익제보자 ‘조명현’씨, 유튜브 ‘상진아재’ 채널의 김상진씨, KBS기자 이영풍 기자를 대하는 여당과 용산 대통령실의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이재명 대표 배우자 김혜경 여사의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에 대한 공익 제보자 조명현씨는 이번 총선에 앞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비례대표 후보를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조명현씨는 "이재명이란 위험한 자를 이 나라를 위해 반드시 막아야겠기에 어려운 형편에 사비를 들여 여러 지역구를 다녔다"며 “비오는 날 (국민의힘 측에서) 와 달라 해서 갔더니 저를 내세우면 네거티브가 될지도 모른다며 몸을 사리더라"고 했다. 조씨는 그러면서 "(국민의힘) 후보는 저를 못 본 듯이 지나가더라. (국민의힘) 선거 팀은 저를 잘못시킨 배달음식 취급했다", "(당시) 빗줄기는 굵어졌는데 저를 네 시간 넘게 그냥 밖에 세워두었다. 결국 어둑어둑해질 무렵 발길을 돌렸다. 제게 작별인사조차 건네지 않더라"고 털어놨다(인용, 전여옥 TV). 조명현씨는 현재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후원과 지지를 당부했다. 민주당은 부동산 문제로 큰 문제를 일으킨 경기 안산갑 양문석 후보, '이대생 성 상납' 발언 등 막말로 악명 높은 경기 수원정의 김준혁 후보를 끝까지 지켜 당선시켰다. 사소한 흠결이 있어도 무조건 사퇴시키고 지지자를 하대하는 국민의힘과 ‘천지차이’다.
두 번째는 유튜브 ‘상진아재’의 운영자 김상진씨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윤 대통령을 향해 협박성 방송을 한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 ‘상진아재’ 김상진씨가 1심에서 협박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상해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2019년 5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의 얼굴을 팔꿈치로 가격한 혐의(상해)에 대해서는 유죄 판단이 내려졌다. 문재인 정권 시기 검찰이 김씨가 운영하는 사무실을 압수수색할 때 검사와 수사관에게 책상을 걷어차고 욕설을 하는 등 업무를 방해하고 핸드폰을 은닉한 혐의도 공무집행방해죄 유죄로 인정됐다. 고향이 광주이며 전남대를 졸업했다는 김상진씨는 광주에서 오랫동안 “가짜 5·18 유공자” 관련 시위를 벌였다. 문재인 정권시절 상진아재는 좌파에 대한 저항과 투쟁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많은 우파 시민운동가들은 ‘상진아재’의 구속에 허탈해 하고 있다. 진영에 따라 유튜버에 대한 태도는 하늘과 땅이다. 김어준은 자기 프로그램에 출연한 세 명의 민주당 여자후보 이언주(경기 용인정), 안귀령(서울 도봉갑), 전현희(서울 중·성동갑)에게 방청객을 향해 큰 절을 시켰고 세 사람은 고분고분 그 지엄한 명령을 따랐다. 국민의힘 정치인들에게는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장면이다.
세 번째는 KBS이영풍 기자다. 이 기자는 민주노총에 장악된 KBS가 ‘창원 간첩단 사건’을 보도 하지 않는 등 자사 뉴스 제작의 부당성과 편파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1인 시위를 시작했고 61일 만에 사측으로부터 해고통보를 받았다. 올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이영풍 기자와 KBS 사측 간에 화해를 권고하면서 4월 19일까지 합의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KBS 경영진이 교체된 정황을 미루어 볼 때 이런 중노위의 결정은 복직으로 자연스레 연결될 것으로 믿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KBS 사측은 4월 19일까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는 해고가 확정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김의철 사장의 부당해고가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박민 사장으로까지 이어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뜻 있는 시민들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당이란 나무는 대중의 지지를 뿌리삼아 생명을 이어갈 수 있다. 정당은 소수의 국회의원을 위한 관료 조직이 아니다. 어떤 정당이 추구하는 이념과 가치를 지지 할수록 오히려 모욕받고 삶이 신산(辛酸)해 진다면 그런 정당이 이 세상에 존재할 가치가 있을까?
[강교수 우파 집권 로드맵] ③ 4·10총선 징비록(懲毖錄): 지지자를 모욕 주는 정당은 존재 가치도 없다.
[4·10총선 징비록(懲毖錄): 지지자를 모욕 주는 정당은 존재 가치도 없다]
한국의 우파 정당 ‘국민의힘’의 전신은 미래통합당, 자유한국당, 새누리당, 한나라당, 신한국당, 3당 합당으로 출범했던 민자당(민주자유당), 전두환 군부독재의 민정당(민주정의당), 박정희 대통령의 민주공화당, 이승만 대통령 시기 자유당, 해방정국의 한민당으로 계보가 거슬러 올라간다. 더불어민주당의 계보는 대통합민주신당, 열린우리당, 새천년민주당, 새정치국민회의, 평화민주당, 통일민주당, 신한민주당, 신민당, 민주당으로 연결되며 당명을 보면 어찌됐건 ‘민주’라는 가치를 지키려 한 것 같다. 국민의힘의 정당 정체성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와 함께 반공, 친 서방 외교, 부국강병(富國强兵), 경제성장, 효율적인 국가관리다. 하지만 1987년 군부독재 종식 이후 그 정체성이 세월이 갈수록 퇴색되고 형해화(形骸化)되고 있다. 정당 구성원들이 정당 가치에 대해 고민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정당의 근간을 이루는 구성원은 과거 군부, 최근에는 관료(공무원, 경찰), 법조(검사, 판사)다. 평당원들은 관변단체, 이익집단의 구성원이 많으며 당원들이 자진해서 당 행사나 정치에 참여하는 적극적인 분위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주요 핵심 지지층 연령은 60·70대 이상이다. 한국 사회주역인 40·50대가 좌경화되었거나 적극적 민주당 지지자들이어서, 10~20년 후에 국민의힘 지지층 상당수는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현실적으로 국민의힘의 주인은 당원이 아니고 국회의원과 주요 당직자들이다. 정당의 DNA가 관료·법조다 보니 국회의원들의 국민에 대한 우월감, 엘리트 의식, 지지자들까지 민원인으로 간주하는 권위주의의 뿌리가 넓고 또 깊다. 신입당원을 위한 교육, 연수 또는 청년층을 위한 정치 훈련의 배려는 거의 없다. 정당 이념은 강령, 전략, 전술, 계획으로 종적으로 연계되어 각 당원의 행동, 가치관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 국민의힘 정당의 이념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고 하지만 이를 실천할 중장기 전략이나 실천계획은 없다. 그냥 선거 때 공염불에 불과하다. 정당의 혼(魂)인 이념이 약하니 횡적인 연대의식이나 동료애가 약하고 정치적 기회를 공유하는 희생정신은 찾아보기 어렵다. 실상 정당이라기보다 ‘정치 소매상 연합회’ 정도의 ‘가건물’을 근근이 유지하고 있다.
이런 국민의힘이란 정당이 지지자들을 어떻게 보는지 단편적으로 드러내는 사건들이 이번 총선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공익제보자 ‘조명현’씨, 유튜브 ‘상진아재’ 채널의 김상진씨, KBS기자 이영풍 기자를 대하는 여당과 용산 대통령실의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
이재명 대표 배우자 김혜경 여사의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에 대한 공익 제보자 조명현씨는 이번 총선에 앞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비례대표 후보를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조명현씨는 "이재명이란 위험한 자를 이 나라를 위해 반드시 막아야겠기에 어려운 형편에 사비를 들여 여러 지역구를 다녔다"며 “비오는 날 (국민의힘 측에서) 와 달라 해서 갔더니 저를 내세우면 네거티브가 될지도 모른다며 몸을 사리더라"고 했다. 조씨는 그러면서 "(국민의힘) 후보는 저를 못 본 듯이 지나가더라. (국민의힘) 선거 팀은 저를 잘못시킨 배달음식 취급했다", "(당시) 빗줄기는 굵어졌는데 저를 네 시간 넘게 그냥 밖에 세워두었다. 결국 어둑어둑해질 무렵 발길을 돌렸다. 제게 작별인사조차 건네지 않더라"고 털어놨다(인용, 전여옥 TV). 조명현씨는 현재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후원과 지지를 당부했다. 민주당은 부동산 문제로 큰 문제를 일으킨 경기 안산갑 양문석 후보, '이대생 성 상납' 발언 등 막말로 악명 높은 경기 수원정의 김준혁 후보를 끝까지 지켜 당선시켰다. 사소한 흠결이 있어도 무조건 사퇴시키고 지지자를 하대하는 국민의힘과 ‘천지차이’다.
두 번째는 유튜브 ‘상진아재’의 운영자 김상진씨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윤 대통령을 향해 협박성 방송을 한 혐의로 기소된 유튜버 ‘상진아재’ 김상진씨가 1심에서 협박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상해 및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2019년 5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집회에서 참가자의 얼굴을 팔꿈치로 가격한 혐의(상해)에 대해서는 유죄 판단이 내려졌다. 문재인 정권 시기 검찰이 김씨가 운영하는 사무실을 압수수색할 때 검사와 수사관에게 책상을 걷어차고 욕설을 하는 등 업무를 방해하고 핸드폰을 은닉한 혐의도 공무집행방해죄 유죄로 인정됐다. 고향이 광주이며 전남대를 졸업했다는 김상진씨는 광주에서 오랫동안 “가짜 5·18 유공자” 관련 시위를 벌였다. 문재인 정권시절 상진아재는 좌파에 대한 저항과 투쟁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많은 우파 시민운동가들은 ‘상진아재’의 구속에 허탈해 하고 있다. 진영에 따라 유튜버에 대한 태도는 하늘과 땅이다. 김어준은 자기 프로그램에 출연한 세 명의 민주당 여자후보 이언주(경기 용인정), 안귀령(서울 도봉갑), 전현희(서울 중·성동갑)에게 방청객을 향해 큰 절을 시켰고 세 사람은 고분고분 그 지엄한 명령을 따랐다. 국민의힘 정치인들에게는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장면이다.
세 번째는 KBS이영풍 기자다. 이 기자는 민주노총에 장악된 KBS가 ‘창원 간첩단 사건’을 보도 하지 않는 등 자사 뉴스 제작의 부당성과 편파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1인 시위를 시작했고 61일 만에 사측으로부터 해고통보를 받았다. 올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이영풍 기자와 KBS 사측 간에 화해를 권고하면서 4월 19일까지 합의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KBS 경영진이 교체된 정황을 미루어 볼 때 이런 중노위의 결정은 복직으로 자연스레 연결될 것으로 믿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KBS 사측은 4월 19일까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는 해고가 확정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문재인 정부가 임명한 김의철 사장의 부당해고가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박민 사장으로까지 이어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뜻 있는 시민들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당이란 나무는 대중의 지지를 뿌리삼아 생명을 이어갈 수 있다. 정당은 소수의 국회의원을 위한 관료 조직이 아니다. 어떤 정당이 추구하는 이념과 가치를 지지 할수록 오히려 모욕받고 삶이 신산(辛酸)해 진다면 그런 정당이 이 세상에 존재할 가치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