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선관위 해체해야, 선진국은 대부분 행정부 산하”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 조성환 공동대표
- 기자명이황희 기자
- 입력 2026.06.14 08:00

photo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6·3 지방선거는 대한민국 선거 시스템에 문제가 있음을 알리는 결정적 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전국적으로 약 91개의 투표소에서 발생한 것을 포함해 각종 관리 부실이 드러났다. 투표권을 빼앗긴 시민들은 잠실 올림픽공원에 모여 ‘선관위 해체’ ‘재선거’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연일 이어가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비판은 이번 선거에서 처음 등장한 것이 아니다. 2025년 대선과 22대 총선에서도 중복 투표, 투표함 분실 등 사고가 발생했고 가족 채용 비리 등 사회적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선관위에 대한 분노는 상아탑에서 특히 연일 커지고 있다. ‘민주주의와 참정권이 훼손됐다’는 점이 이들에게 가장 큰 문제 지점이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대학교수 단체인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은 이번 선거를 포함, 과거부터 이어지고 있는 선관위의 부실 관리를 강하게 지적해오고 있다. 정교모 공동대표를 역임 중인 조성환 전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들의 독립적 지위를 앞세워 매번 감사와 견제를 피하기만 한 선관위를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해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 한국정치외교사학회장 출신의 조 전 교수는 지난 6월 9일 경기대 서울캠퍼스에서 주간조선과 만나 “현재까지 밝혀진 선관위의 부실함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 교수단체에서는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어떻게 봤나. “지금까지 발생한 선거 관리 부실 사태 중 가장 대규모이면서 무책임한 사태가 벌어졌다고 느꼈다. 사실상 선관위원장이 직무유기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 또 투표지는 원칙적으로 투표일 전날에 다 준비돼야 하는데 이번에는 그러질 못했다. 심지어 투표지를 전체 유권자 수의 50%만 일괄 인쇄했다고 했는데 이는 거짓말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현재까지 나온 사례들도 많지만, 앞으로 더 밝혀질 선관위의 문제점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이다.”
- 2030 청년 주도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선관위가 이에 영향을 받을 것인지. “학생들이 모인 것은 단순히 정치적 의도로 모였다고 볼 수는 없다. 더 근본적인 요구를 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지난 21대 총선 이후 약 35~50%의 유권자들이 선거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요구해왔다. 물론 대다수 시민들은 선관위의 문제를 보면서 ‘부정선거가 맞냐, 아니냐’라는 질문에 답을 내릴 수는 없다. 자유가 보장되는 우리 사회에서 개인의 판단에 대해 누가 ‘다수다, 소수다’ 이야기할 수 없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선관위의 선거 관리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점을 대부분의 시민들이 인지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여론이 형성됐기 때문에 감사원이나 수사기관도 견제가 필요함을 인식하게 됐다.”
- 특검이나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 의문이 해소되나. “지금까지 선관위는 자신들이 독립적인 기관이라는 명분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해 왔다. 기존에 갖고 있던 권력 의식을 포기하기 힘들 것이다. 수사기관이나 법조계도 선관위라는 독립 기관을 사실상 처음 조사해보는 상황이기 때문에 제대로 진행될지 의문이다.”
실제로 현장 검증과 향후 조사에 필요한 투표소 내 증거물품들이 대거 유실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 6월 10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잠실7동 제2투표소 현장 검증 과정에서 증거보전이 불발됐다. 투표함 반출 이후 선거 관련 물품들이 다 정리된 상태여서 법원이 증거물 확보에 실패한 것이다.
- 사전투표를 없애고 ‘본투표 이틀 진행’으로 하자는 주장도 나오는데. “사전투표를 폐지하자고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도 나름의 이유와 명분이 있다. 각종 통계 오류와 투표함 관리 등이 사전투표에서 발생하고 있지 않나. 전국 단위로 이틀씩 사전투표를 시행하는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도 흔하지 않은 편이다. 문제가 발생할 시 경찰수사 과정에서 증거보존이 어려워지고 각종 오류들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 선관위가 독립적인 기관이기 때문에 벌어진 사태라고 보나. “선거와 관련된 기관이 독립적 지위를 가진 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선진국 중 우리나라밖에 없다.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 등 대부분의 민주주의 선진국들은 선거관리기관을 행정부나 내무부 산하로 두고 있다. 이번에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등 사례는 한국이 가진 세계적 위상에 역행하는 대참사다.”
- 인천 송도와 호남 등에서 서로 다른 지역에서 특정 후보들에 대한 득표수가 완전 동일하게 나왔는데. “선관위는 ‘통계적인 우연’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국민들 입장에서 이 말은 더 이상 신빙성 있게 들리지 않는 상황이 됐다. 자신들이 신뢰를 깎아먹었는데 신뢰해달라고 바라는 것은 이기적이다. ‘0%의 가능성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라는 주장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사전투표를 포함해 선거에 대한 국민적 의혹이 커졌기 때문에 이 사례 역시 명명백백한 조사와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2020년 이후부터 통계학적 문제가 계속 발생해왔는데 매번 음모론으로 치부되며 조명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는 선관위 문제가 터지니, 수많은 매체가 이 수치 문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관위를 해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통령제를 기반으로 중앙정부가 국가를 관리하는 시스템에서는, 선거기관은 행정부 산하에서 관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프랑스는 정부 산하의 국사위원회에 선거관리기관을 두고 있고, 우리나라처럼 판사 등 법률가만 참여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선진적인 시스템을 따라가며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 정부 산하로 들어가면 공정하게 관리가 더 안 되지 않나. “선거관리기관이 선거 ‘관리’에만 집중하면 정부의 정치색이나 성향에 영향받지 않고 공정하게 운영될 수 있다. 지금까지 그런 기본적인 기능조차 못했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 정부 역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향성을 추구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유럽의 선진국들 역시 이런 우려점이 있음에도 선거기관이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 재선거를 치르는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있나. “정확하게 충족 조건을 따져보아야 하겠지만 법리적으로 명분이 없지는 않다. 만약 하게 된다면 형평성을 위해 전 지역에서 실시해야 할 것이다. ‘부당한 사유가 발생할 경우 선거 결과를 취소할 수 있다’고 공직선거법에 나와 있는데, 이 ‘부당한 사유’에 대해서 명료하게 정립이 되어야 결론이 날 것이다.”
출처 : 주간조선(http://weekly.chosun.com)
[인터뷰] “선관위 해체해야, 선진국은 대부분 행정부 산하”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 조성환 공동대표
photo 이건송 영상미디어 기자
6·3 지방선거는 대한민국 선거 시스템에 문제가 있음을 알리는 결정적 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됐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전국적으로 약 91개의 투표소에서 발생한 것을 포함해 각종 관리 부실이 드러났다. 투표권을 빼앗긴 시민들은 잠실 올림픽공원에 모여 ‘선관위 해체’ ‘재선거’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연일 이어가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비판은 이번 선거에서 처음 등장한 것이 아니다. 2025년 대선과 22대 총선에서도 중복 투표, 투표함 분실 등 사고가 발생했고 가족 채용 비리 등 사회적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선관위에 대한 분노는 상아탑에서 특히 연일 커지고 있다. ‘민주주의와 참정권이 훼손됐다’는 점이 이들에게 가장 큰 문제 지점이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대학교수 단체인 ‘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은 이번 선거를 포함, 과거부터 이어지고 있는 선관위의 부실 관리를 강하게 지적해오고 있다. 정교모 공동대표를 역임 중인 조성환 전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신들의 독립적 지위를 앞세워 매번 감사와 견제를 피하기만 한 선관위를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해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 한국정치외교사학회장 출신의 조 전 교수는 지난 6월 9일 경기대 서울캠퍼스에서 주간조선과 만나 “현재까지 밝혀진 선관위의 부실함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 교수단체에서는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어떻게 봤나. “지금까지 발생한 선거 관리 부실 사태 중 가장 대규모이면서 무책임한 사태가 벌어졌다고 느꼈다. 사실상 선관위원장이 직무유기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 또 투표지는 원칙적으로 투표일 전날에 다 준비돼야 하는데 이번에는 그러질 못했다. 심지어 투표지를 전체 유권자 수의 50%만 일괄 인쇄했다고 했는데 이는 거짓말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현재까지 나온 사례들도 많지만, 앞으로 더 밝혀질 선관위의 문제점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이다.”
- 2030 청년 주도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선관위가 이에 영향을 받을 것인지. “학생들이 모인 것은 단순히 정치적 의도로 모였다고 볼 수는 없다. 더 근본적인 요구를 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지난 21대 총선 이후 약 35~50%의 유권자들이 선거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요구해왔다. 물론 대다수 시민들은 선관위의 문제를 보면서 ‘부정선거가 맞냐, 아니냐’라는 질문에 답을 내릴 수는 없다. 자유가 보장되는 우리 사회에서 개인의 판단에 대해 누가 ‘다수다, 소수다’ 이야기할 수 없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선관위의 선거 관리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점을 대부분의 시민들이 인지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여론이 형성됐기 때문에 감사원이나 수사기관도 견제가 필요함을 인식하게 됐다.”
- 특검이나 경찰 수사가 시작되면 의문이 해소되나. “지금까지 선관위는 자신들이 독립적인 기관이라는 명분으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해 왔다. 기존에 갖고 있던 권력 의식을 포기하기 힘들 것이다. 수사기관이나 법조계도 선관위라는 독립 기관을 사실상 처음 조사해보는 상황이기 때문에 제대로 진행될지 의문이다.”
실제로 현장 검증과 향후 조사에 필요한 투표소 내 증거물품들이 대거 유실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 6월 10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잠실7동 제2투표소 현장 검증 과정에서 증거보전이 불발됐다. 투표함 반출 이후 선거 관련 물품들이 다 정리된 상태여서 법원이 증거물 확보에 실패한 것이다.
- 사전투표를 없애고 ‘본투표 이틀 진행’으로 하자는 주장도 나오는데. “사전투표를 폐지하자고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도 나름의 이유와 명분이 있다. 각종 통계 오류와 투표함 관리 등이 사전투표에서 발생하고 있지 않나. 전국 단위로 이틀씩 사전투표를 시행하는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도 흔하지 않은 편이다. 문제가 발생할 시 경찰수사 과정에서 증거보존이 어려워지고 각종 오류들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 선관위가 독립적인 기관이기 때문에 벌어진 사태라고 보나. “선거와 관련된 기관이 독립적 지위를 가진 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선진국 중 우리나라밖에 없다.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 등 대부분의 민주주의 선진국들은 선거관리기관을 행정부나 내무부 산하로 두고 있다. 이번에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등 사례는 한국이 가진 세계적 위상에 역행하는 대참사다.”
- 인천 송도와 호남 등에서 서로 다른 지역에서 특정 후보들에 대한 득표수가 완전 동일하게 나왔는데. “선관위는 ‘통계적인 우연’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국민들 입장에서 이 말은 더 이상 신빙성 있게 들리지 않는 상황이 됐다. 자신들이 신뢰를 깎아먹었는데 신뢰해달라고 바라는 것은 이기적이다. ‘0%의 가능성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라는 주장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사전투표를 포함해 선거에 대한 국민적 의혹이 커졌기 때문에 이 사례 역시 명명백백한 조사와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2020년 이후부터 통계학적 문제가 계속 발생해왔는데 매번 음모론으로 치부되며 조명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는 선관위 문제가 터지니, 수많은 매체가 이 수치 문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관위를 해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통령제를 기반으로 중앙정부가 국가를 관리하는 시스템에서는, 선거기관은 행정부 산하에서 관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프랑스는 정부 산하의 국사위원회에 선거관리기관을 두고 있고, 우리나라처럼 판사 등 법률가만 참여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선진적인 시스템을 따라가며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 정부 산하로 들어가면 공정하게 관리가 더 안 되지 않나. “선거관리기관이 선거 ‘관리’에만 집중하면 정부의 정치색이나 성향에 영향받지 않고 공정하게 운영될 수 있다. 지금까지 그런 기본적인 기능조차 못했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 정부 역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향성을 추구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유럽의 선진국들 역시 이런 우려점이 있음에도 선거기관이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 재선거를 치르는 시나리오는 현실성이 있나. “정확하게 충족 조건을 따져보아야 하겠지만 법리적으로 명분이 없지는 않다. 만약 하게 된다면 형평성을 위해 전 지역에서 실시해야 할 것이다. ‘부당한 사유가 발생할 경우 선거 결과를 취소할 수 있다’고 공직선거법에 나와 있는데, 이 ‘부당한 사유’에 대해서 명료하게 정립이 되어야 결론이 날 것이다.”
출처 : 주간조선(http://weekly.chosun.com)